한국에서 지낼 때는 그렇지 않은데 학교에만 돌아오면 하루에 한 끼만
챙겨먹게 된다. 부엌도, 냉장고도 없는 기숙사 생활은 끼니 해결이 꽤 만만치 않기 때문.
게다가 중국 요리를 배달 시키거나 한국에서 가져온 참치나 소스 등을 곁들어
먹게 되면 솔직히 혼자서 한 끼를 해결하기에는 너무 많은 양이다.
하지만 문제는 냉장고가 없으므로 남은 것은 바로 쓰레기통으로 직행이고
한국에서 가져 온 거나 배달 시킨 음식을 그냥 버리기가 아깝고
어차피 하루에 한 끼 먹는 거니 '먹자 먹어'라는 생각에 배가 터질 것 같은
상황이 종종 벌어지는 거다. 조금 전도 바로 그런 상황.
점심에는 밥을 먹어야 할 것 같아서 1층 기숙사 식당에 가서 공기 밥과
(이 것도 내 접시를 가져가 여기다가 담아달라고 하니 수북히)
목이 버섯과, 가지, 계란을 함께 볶음 요리 하나를 담아 왔다.
그런데 이렇게 먹기가 못내 아쉬워 한국에서 가져온 고기 볶음을 따서
밥에 비벼 먹기 시작했는데... 고기 볶음 한 캔이 너무 많은 거다.
그렇다고 이걸 버리기에는 너무 너무 너무 너무 아깝고, 그래서 다 먹지도 못할 양의
밥과 반찬을 먹었더니 심히 배불러 자신의 미련함을 채찍질하고 있다.
반성하자.
2009/09/29 13:05


덧글
은사자 2009/09/29 15:30 # 답글
맞아맞아. 저도 그랬어요. 지금은 부엌이 딸린 집에서 살고 있지만 스위스에서 저도 기숙사 생활했거든요. 그때 원래는 없엇던 폭식하는 습관이 생겨버렸어요, 전. 하루고 이틀이고 쫄쫄 굶다가 어쩌다 먹을 기회가 생기거나 참치캔이라도 따는 날에는 다 먹고.. 피자도 한번 시키면 한판 다먹고...;;; 왜냐면 저도 냉장고가 없었거든요...냉장고만 있었어도! 그래서 저 지금도 도미노 피자 레귤러 정도는 시키면 한판 거뜬하다는 그런 이야기가...(먼산) 에휴..먹을 걸 잘 드셔야 긴 레이스 지치않고 가실텐데.. 냉장고 없는게 진짜 너무 치명적이네요.. ㅠㅠ미쓰 Moon 2009/09/30 14:18 #
은사자 님// 정말이지 참치캔 하나가 얼마나 많은 밥을 잡아 먹는지 절감하고 있어요. 혼자서 치킨 한마리 시켜서 하루 종일 먹고... 냉장고가 있으면 좋겠지만 저는 이 조그만 방에서 냉장고 소음을 당해낼 재간이 없어요. (소리에 무지무지무지 민감하거든요-_-) 도미도 피자 레귤러 내공까지는 아직도 시간이 좀 남은 것 같지만 고지가 멀지 않아 보여서.. 으하하하. 그런데 사람이 정말 궁하면 통한다고 어떻게 어떻게 라면도 도자기 그릇에 넣고 뜨거운 물 부어서 먹기도 하고요, 점점 창의적인 식생활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답니다. 그래도 매일 사먹는 밥은 너무너무 지겨워요! 으앙앙.. ㅠ_ㅠ세빈 2009/09/29 23:58 # 답글
기숙사로 들어오고 나서 저도 동감해요! 역시나 냉장고가 없어 보관을 할 수 없다는 게 문제! 저는 그래도 하루에 두 끼는 먹어 두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학교 식당에서 바로 먹는 습관을 들이면 좋을텐데, 그게 왜 그렇게 싫은지 모르겠어요. 왠지 불편하고 꿉꿉한 느낌이 싫어서 저도 늘 포장해서 들고 오곤 하는데, 그러면 또 늘 남더라구요. 사실 애초에 밥의 양을 너무 많이 주는 탓도 있지만..그래서 제가 해결책을 생각해 봤는데 역시 몰래 냉장고를 반입하는 것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원래 냉장고는 금지 품목인데 학생들이 암암리에 이민가방 같은 데에 실어서 많이들 들고 온다고 하더라구요. ㅠㅠ
미쓰 Moon 2009/09/30 14:22 #
세빈 님// 저도 하루에 두 끼는 먹으려고 하지만 그러다보면 신경이 먹는데로 쏠리는 것 같아요. 정말이지 결혼한 아줌마처럼 점심 먹으면서 '저녁은 어떻게 해결한다?' 이렇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깔끔하게 한 끼! 저녁은 영양 음료 마셔요. (허벌라이프나 선식 같은 종류로요) 저희 기숙사는 사실 냉장고 반입을 막지는 않아요. 그런데 정말 저는 이 작은 기숙사 방에서 굉음처럼 느껴질 냉장고 소리를 이겨낼 자신이 없거든요. 그래서 냉장고는 앞으로도 반입하지 않을 것 같아요. 흑흑흑.저도 늘 포장해서 방에서 먹는 게 습관이 되었어요. 그릇도 내가 좋아하고 깨끗한 도자기 그릇, 그리고 젓가락 숟가락도 깨끗한 것 쓰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요. 그렇게 밥을 먹으면 그래도 꽤나 잘 살 고 있는 기분이 들어서 참을 만 한 것 같아요. 세빈 님은 꼭 몰래 냉장고 반입하셔서 폭식의 습관을 가지지 않게 되시길 바라요. 밑반찬 같은 것도 넣어두셔서 잘 챙겨드시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