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ns in love.
by 미쓰 Moon
' 窓 '
人有悲欢离合,月有阴晴圆缺。
대한민국 국적.
국적과 비자에 관한 글을 읽다가 문득 루째른에서 만났던 태국 아줌마가 떠올랐다.
여행을 좋아하고 특히 한국의 삼계탕과 삼겹살을 좋아한다던 그 아줌마는
영국에서 1년 동안 어학연수를 받고 있는 중 짬을 내서 스위스로 여행을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네가 너무 부럽다며 그 아줌마가 영국에
가기까지의 그 험난했던 난관에 대한 설명과 평생 소원인 유럽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아주 꿋꿋하고 씩씩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상쾌한 느낌의 이 아줌마는
오랫동안 유럽여행을 준비했으나 비자를 내준 나라는 그 많은 유럽의 나라들 중
오직 스위스 한 군데였다면서, 그래서 이렇게 오랜 기간 스위스만을 여행 중이라고 했다.
'내일 어디로 떠나냐'는 질문에 '독일로 가요'라고 대답하니 정말 가보고 싶은 나라고
기차로 2시간만 가면 도착할 수 있는데 갈 수가 없구나라며 너무나 안타까워했다.

사실 여행을 하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 사는 것도 나쁘지 않구나 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중국에서 지낼 때도, 인도에서 지낼 때도 내가 가진 국적으로 인해 곤란했던 적은 없다.
인도에서 가까이 지냈던 친구들도 내가 유럽여행을 떠나기 전, 자기들도 비자라는
그 번거롭고 은근 자존심이 상하는 그 절차를 밟기가 꺼려져 선뜻 유럽일주를 결정하기
쉽지 않다며 대한민국 국적 참 편리하구나 라며 다소 자조적인 모습을 보였었다.

일본을 가보는 게 꿈이라던 스리랑카 친구. 델리대에서 동물학을 전공하고 있는 항상
즐겁고 똑똑한 친구가 뜬금없이 한국인도 일본 가는 게 그렇게 힘드냐고 물어봤었다.
지금껏 스리랑카인이 얼마나 일본 가기가 힘든 지 목청 높여 이야기해온 그녀에게
다소 미안한 마음으로 여행 목적인 경우 2-3개월(확실히는 나도..) 정도는
무비자라는 것 같더라 라고 조심스럽게 대답했더니 바로 그 대화는 끝나버렸다.

나도 부지불식간에 이 대한민국 국적의 덕을 보면서 살고 있던 셈이었다.
이 나라 정말 갑갑하다며 '나 떠나야겠어'란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
모순이다.
by Moon | 2008/02/01 01:50 | 雜感.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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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기형z at 2008/02/01 02:03
정말.. 가끔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대한민국에서 태어난게 참 다행인것 같아요..ㅎ
Commented by aboutsth at 2008/02/01 07:00
사람이라는게 자기보다 나은 상황이랑 비교하려고 들어서, 본인이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지를 잊게 되는거 같아요. 아무리 나라 상항이 답답하고 해도, 결국 내 한몸 편히 쉴곳은 가족이 있고, 내 익숙한 환경이 있는 우리나라라고 생각하는건, 외국생활이 오래된 자의 오만일까요...

Commented by 현재진행형 at 2008/02/01 11:31
저도 외국 여기저기 나가보니까 대한민국 국적은 참 좋은 거에요. 미국 학생비자만 해도 우리나라는 잘 주는 것이거든요.

안녕하세요, 종종 놀러오다가 살짝 덧글 남겨요. 잘 부탁드립니다.
Commented by Moon at 2008/02/02 03:13
aboutsth 님// 맞아요. 사실 참 많은 것에 감사해야 하는데 생활 속에서 다 잊고 불평 불만만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저도 요새는 부쩍 이 곳에서 지내는 게 꽤나 괜찮은 생활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Commented by Moon at 2008/02/02 03:15
기형z 님// 그러게요. 외국에 나가있을 때 마다 저도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Commented by Moon at 2008/02/02 03:17
현재진행형 님// 반갑습니다. 저도 현재진행형님 블로그에 가서 좋은 글 둘러보고 왔는데 참 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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